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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Everyday Life]

강아지 불법 유괴 사건의 전말




어제 오후,
집 안으로 개 한마리가 들어왔다 나갔다.
재빨리 나가니 대문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집을 잃어버린지 얼마 안된듯 깨끗했고
개 인식표가 있길래 가까이 오게 한 후 확인했다.
급히 나오느라 휴대폰을 놓고 나와 다시 집으로 들어간 후 돌아오니...
개는 사라지고 없어졌다.

잠시 후,
개 소리가 들리기에 나가보니
어떤 학생이 지나가고 개는 집 앞에 묶여 있었다.
휴대폰을 들고가는 것을 보니 주인에게 연락한 것 같아 그대로 두고 들어갔다.
그래도 걱정이 되서 다시 나가보니 개는 없었다.
주인이 근처에 살았으리라는 생각에 그새 데려갔으리라 생각했다.


오늘 오전,
아랫집에서 개가 미친듯이 짓고 문을 긁고 있었다.
(참고로 아랫집은 길고양이를 길렀었다.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다시 가출했고,
그 새끼 고양이는 온동네를 헤집고 다닌다.
옆집은 물론 계단을 올라 우리 집까지 제 안방마냥 돌아다녔고
심지어 방충망을 통해 내 방까지 들어왔었다.
여러 차례 주의를 줬지만 잘 지켜지 있진 않다.)
분명 어제까지 없던 개가 그 집에 있던 것이었다.
그 집 개일수도 있겠지만 여러 정황을 봤을때
그 집에서 무단으로 데려갔으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주인이 오길 기다리는 중일수도 있겠지만
동네 개이고 연락처로 연락만 했다면 어제 저녁에 해결될 문제였다.
그 시간에 사람은 없어 개는 하루 내내 울어댔다.
개가 울고 문을 긁어낼때마다 어제 확실히 연락하지 못한 나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아랫집에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개를 키우는데 큰 반대는 없지만
그 개를 잃어버린 주인에게 연락도 안하고 무단으로 키운다면...
버려진 개라면 그 개를 받아들인 아랫집에게 고마움을 전해야겠지만...
그 진위를 알아야 될 거 같아 저녁때 알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늘 저녁,
아랫집에서 소리가 들린다.
아주머니가 그 개에게 '잠깐 나갔다올테니 잠시 있어.'라며 문을 닫고 잠시 외출을 한다.
잠깐이면 돌아올거 같아 집 앞에서 기다렸다.
어떻게 말을 꺼낼까 생각하다
우편물을 뒤적거리다 자연스럽게 얘기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누군가에게 먼저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하는 것이라 가슴이 조금 요동쳤다. 
10분, 20분, 30분...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들어오지 않는 아줌마를 향해 투덜거리면서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다 생각했다.
기다린 것이 아까워 올때까지 기다렸다.
아이 둘과 아줌마가 드디어 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우편물을 뒤지다가 아줌마가 오자 물었다.
"혹시 개 키우세요?"
"예"
"제가 어제 개 한마리를 주인 찾아주려고  문 앞에 묶어 놨거든요."
"언제요?"
"어제 제가 찾아주려고 잠시 묶어놨는데 없어져서요."
"어제 집 밖으로 나갔었거든요."
"제가 주인 찾아주고 싶은데 개 이름표 좀 확인해 봐도 될까요?"
"아..예... "
문을 열자 미친듯이 애교를 부른다.
인식표를 확인했다.
"끝번호가 옆집이 어쩌고..."
이름이 "코코"라고 써있던데 전에 봤을때는 그 이름이 아니었고
집전화번호만 있었는데 그걸 지우고 휴대폰 번호를 다시 쓴 흔적들이 보였다.
번호를 눌러보니 역시나 그 아줌마 휴대폰으로 연결됐다.
옆 집에서 어제 데려왔는데 밖에 나갔던거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 놓았다.
의심할 점이 많았지만 더이상 꼬치꼬치 물었다가는 도둑으로 몰 것 같아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집에 돌아오니 확실히 몰아붙이지 못한 후회에 화가 났다.


그 개를 다시 확인해보니
지랄견으로 유명한 코카인거 같았다.
그렇다면 주인이 버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일삼은 그 아줌마에게 몹시도 화가 난다.
오늘 내내 아랫집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방을 내놓은 것 같은데...
혹시 이사갈때 그 사이 지랄견의 진정한 맛을 봐서 버리고 가지는 않을까라는 불안함이 엄습해 온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내일 근처 동물병원을 돌아다니며 신고된 개가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며칠 전에 막내 동생이 상근이를 닮았지만 크기는 작은 종류의 새끼를 데려온다고 했는데...
엄마와 동생의 반대로 오지 못해서인지 더욱 집착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어떤 대단한 영광을 누리겠다고 이 무슨 오지랖인가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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